결혼 전엔 없던 손 습진이 왜 지금 생겼을까요
제 진료실에 오시는 분들 중에는 “어릴 때도, 처녀 때도 이런 적 없었는데 아이 낳고 나서 손이 이렇게 됐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손등이 벌겋게 일어나고, 손가락 사이는 갈라지고, 심할 때는 진물까지 납니다. 흔히 주부습진이라고 부르는 상태인데, 이름과 달리 직업이나 결혼 여부가 원인은 아닙니다. 손을 물과 세제에 반복해서 노출시키는 생활 패턴이 문제입니다.
손이 물에서 벗어날 시간이 없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시기에는 하루 중 손이 물에 닿는 횟수가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젖병을 삶고, 이유식 그릇을 씻고, 아이를 씻기고, 기저귀를 갈기 전후로 손을 씻습니다. 여기에 설거지와 빨래까지 더해지면 손의 피부 장벽이 마를 틈이 거의 없습니다. 피부 장벽은 마르고 회복되는 시간이 있어야 제 기능을 하는데, 그 시간이 확보되지 않으니 각질층이 얇아지고 예민해집니다. 이 상태에서 세제나 비누 성분이 조금만 닿아도 자극성 접촉피부염으로 이어지고, 면역이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습진으로 번집니다.
같은 자리에 반복되는 이유
손등, 손가락 마디, 손가락 사이는 물과 세제에 가장 먼저, 가장 오래 닿는 부위입니다. 그래서 습진도 항상 이 자리에서 시작해서 이 자리로 돌아옵니다. 한 번 좋아졌다가도 설거지나 육아를 며칠만 다시 하면 같은 자리부터 트기 시작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장벽이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같은 자극이 반복되면, 그 자리는 다른 부위보다 훨씬 쉽게 다시 무너집니다.
연고로 가라앉혀도 돌아오는 이유
스테로이드 연고는 붉은 기와 가려움을 빠르게 가라앉혀 줍니다. 하지만 연고를 끊고 다시 설거지와 육아로 돌아가면 손은 예전과 같은 조건에 다시 놓입니다. 장벽이 채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극이 반복되니 증상도 금방 돌아옵니다. 저는 진료할 때 피부 겉면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과 함께, 피부가 쉽게 무너지는 체질적인 배경을 함께 봅니다. 면역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상태를 그대로 두면 자극을 줄여도 회복이 더디기 때문입니다.
생활에서 먼저 바꿔볼 것들
- 설거지나 아이 목욕 시 면장갑을 먼저 끼고 그 위에 고무장갑을 덧낀다
- 손을 씻은 뒤에는 물기를 완전히 말리고 바로 보습제를 바른다
- 하루 중 손이 물에 닿는 횟수를 가족과 나눠 조금이라도 줄인다
작은 습관 변화만으로도 장벽이 회복될 시간을 조금씩 벌어줄 수 있습니다.
진료 안내
안산, 고잔, 시흥, 중앙역 인근에서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4호선 중앙역 1번 출구에서 도보 4분 거리에 있고 건물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월·목요일은 21시까지 야간진료를 하고 있어 낮 시간 내기 어려운 분들도 편하게 오실 수 있습니다.
박윤경 대표원장 드림


